SBS 연예대상 논란
대상 받은 유재석도 사과
이경규, 신동엽 일침 날려
매년 연말 연예계를 화려하게 마무리하는 시상식은 늘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는다.
지난 17일에는 ‘2022 SBS 연예대상’이 올해 연예 대상의 첫 스타트를 끊으며 이목을 끌었다.
이날 ‘2022 SBS 연예대상’의 대상 수상 후보로는 유재석, 지석진, 탁재훈, 신동엽, 이상민, 김종국 등이 이름을 올린 가운데 특히 탁재훈과 지석진이 유력 수상자로 거론되며 기대감이 고조되어 갔다. 이어 탁재훈이 프로듀서상을 수상하자 MC 장도연마저 “지석진 씨가 웃으신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대상 트로피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유재석이었고 그는 통산 19번째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 채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수상대에 오른 유재석은 수상 소감 대신 사과의 말을 전했다.
유재석은 “그동안 대상을 받으면서 어느 정도 느낌이 올 때가 있었는데 오늘은 전혀 아니었다”라며 “이렇게 되니 탁재훈과 지석진에게 너무 죄송해서 뭐라고 얘기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수상을 예상하지 못하고 석진이 형을 놀렸는데, 너무 미안하다. 수상의 영광은 석진이 형에게 돌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에 지석진은 “굉장히 이기적으로 보인다. 그냥 이 순간을 즐기시길”이라며 능청스러운 농담으로 분위기를 풀었다.
그러자 유재석은 “형이 진심으로 축하할 거라는 것을 누구보다 알고 있고 제 이름이 호명됐을 때 ‘죄송하다’고 했더니 제 귀에 욕을 하시더라”라고 웃으며 “형에게 너무 사랑하고 감사드린다는 이야기 드리고 싶다”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오늘 상을 받지만 이 상은 ‘런닝맨’ 팀이 함께 받는 상이다. 오늘은 저와 함께 한 세찬이, 하하, 종국이, 소민이, 지효, 석진이형, 함께 해준 게스트 여러분들, 스태프들에게 감사 인사드린다”라고 ‘런닝맨’ 팀에게 공을 돌리며 “나경은 씨 사랑한다”라는 달콤한 고백으로 소감을 마무리 지었다.
유재석의 대상 수상으로 작년에 이어 이번에도 유력한 대상 후보에 올랐던 지석진은 무관으로 집에 돌아가야 했다.
지난해 ‘2021 SBS 연예대상’에서 대상 후보에 올랐던 지석진은 ‘명예사원상’이라는 처음 들어보는 상을 받는 데 그쳐 이를 본 많은 시청자들을 분노하게 했는데 올해 역시 수상에 대한 기대만 부풀려 놓은 채 무관에 그친 것이다.
당시 대상은 지석진도 다른 누구도 아닌 ‘미운 우리 새끼’팀 전원에게 돌아갔고 이에 팀 전체를 대상 수상자로 결정하면서 SBS가 스스로 상의 권위를 깎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연속으로 대상 실패의 씁쓸함을 마주한 지석진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고 유재석을 축하하는 모습을 보이며 두 사람의 훈훈한 우정이 더욱 돋보였다.
이러한 결정에 누리꾼들은 SBS를 향한 비난을 쏟아냈다.
분노한 누리꾼들은 “작년엔 듣보상, 올해는 무관이라니 지석진에 대한 기만 그 자체네”, “대상은 항상 정해져 있는 듯”, “상의 높고 낮음과는 관계없이 저에게는 석진 형님이 최고의 예능인입니다”, “별의별 상 만들어서 치하하시는 사내 문화가 장난 같고 아주 보기 좋습니다”, “송지효가 지석진 위로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지만 마음이 아프네”, “유재석 대상 받으면서 저렇게 당황하는 건 처음 본다”, “올해 내 마음의 대상은 지석진 삼촌입니다”, “많이 아쉬울 석진옹 농담으로 분위기 풀어주시는 모습 정말 대인배시네요”라고 댓글을 남겼다.
그러나 일부 누리꾼들은 “재석 님 19번째 대상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미안해하지 마세요. 충분히 받을만하셨어요”, “진짜 명불허전 유재석! 너무 축하드립니다”, “대상 19개는 진짜 진기록이다”, “유느님은 대상 받을 자격 충분하고 또 충분합니다”, “빨리 런닝맨 시상식 후기 보고 싶다”, “이번에도 그냥 이변이 없었을 뿐”, “그냥 돌려주기 하면 대상의 가치가 떨어집니다”라며 이번 대상 수상이 적절했다고 반응했다.
분노한 사람들은 누리꾼뿐만이 아니었다. 계속되는 SBS의 무례한 행동에 스타들도 더 이상 말을 아끼지 않았다.
예능 ‘편먹고 공치리’로 베스트 캐릭터 상을 받은 이경규는 “살다 살다 이런 희한한 상은 처음 받아본다”라며 “무슨 상인진 모르겠지만 화낼 때마다 소폭 시청률이 상승한다니 참 좋다”라고 농담 속에 뼈 있는 발언을 날렸다.
대상 후보로 오른 신동엽도 “저도 한번 확 화를 내서 대상 후보에 빠지는 기쁜 순간을 맞이하고 싶다”라는 발언을 했다. 과거 김구라는 돌려먹는 연예 대상을 비판하며 대상 후보에 오르는 것을 거절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 속에도 유재석의 대상에는 큰 이견이 없었다.
언제 대상을 받아도 이상하지 않은 유재석이 프로그램을 위해 항상 최선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최상의 방송을 뽑아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전 국민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SBS의 입장에선 유재석에게 대상을 주는 게 무난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그러나 올해 특히 왕코 형님으로 ‘런닝맨’의 구박덩어리 역할을 자처하며 시청자들에게 많은 웃음을 선사한 지석진이 무관에 그친 것은 많은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