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교수 맡고 있는 배우 이범수
학생들 중심으로 갑질 의혹 터져
같은 학교 재직 중이던 주영훈 교수직 사임
학교 측 “교무처장 횡포에 사임 결정”
지난 7일 배우 이범수가 2014년부터 신한대학교 공연예술학부 학부장을 맡아 교수로 활동하며 학생들에게 갑질 행동을 했다는 폭로성 글이 올라오며 다음날인 8일까지 관련 글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같은 학교 케이팝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던 주영훈이 사임한 사실이 알려졌다.
앞서 신한대학교 재학생이라고 밝힌 누리꾼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범수가 부유한 학생을 A반, 가난한 학생을 B반으로 나눠 차별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교에게 욕설을 내뱉고 수업 중 인격모독, 가스라이팅의 발언을 했다며 이범수의 갑질로 인해 1학년 학생 중 절반이 휴학 또는 자퇴를 했다는 주장도 펼쳤다.
A씨는 일부 학생이 정신병원에 다닌다고 덧붙이며 학교에 제보했으나 이범수에게 이 사실이 새어 나갔다고도 했다.
그는 “불면증과 극단적 선택의 충동·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이범수 교수 눈에 들기 위해 시키는 대로 하고 노예가 돼야 했다. 학생들끼리 개인 사찰을 시켜 숨도 못 쉬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범수의 소속사는 “특히 올해 드라마 한 편과 영화 한 편의 촬영 일정으로 평일에 수업하지 못하거나 갑작스러운 촬영 일정 변경으로 교무처에 사전에 일정을 통보 못한 경우도 있다”라면서도 “학생들에게 양해를 충분히 구했고, 보충 수업 등 성실히 수업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범수는 학교 측의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있다며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서 조사를 통해 소명했고 이후에도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 밝혔다.
신한대학교는 현재 이범수에 대한 특별 조사를 진행 중이며 법무 감사팀도 나서서 조사에 임해 추후 경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날 같은 학교 공연예술학부 K팝 전공 전임 교수로 근무하던 주영훈 역시 교수직을 사임한 사실이 알려지며 이번 사태와 어떠한 연관성이 있는지 주목됐다.
신한대학교 교무 인사팀은 주영훈의 교수 사임과 관련해 “주 교수가 사임한 지도 몰랐다. 관련한 서류를 보지도 못했다”라며 “아직 사직 처리가 되지도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종강일이 오는 21일인데 나머지 13일 동안 수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모르겠다”라고 덧붙여 아직 정해진 것은 없다고 밝혔다.
신한대학교의 기말고사 기간은 오는 15일부터 21일까지로 통상 채점 및 평가가 끝나면 내달 성적 확인 기간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이범수와 같은 해인 2014년부터 K팝 전공 겸임 교수로 시작해 8년간 근무하며 전임교수까지 된 주영훈이 학기 도중 돌연 사임을 택하면서 그 피해를 학생들이 고스란히 지게 됐다는 우려 역시 돌고 있다.
신한대학교 홍보팀은 “갑질 논란이 불거진 이범수 공연예술학부 학부장과는 관련 없는 사임”이라며 남은 기간 수업 진행 방식에 대해 묻자 답변을 회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사임 소식으로 일이 커지면서 당사자인 주영훈은 “신한대학교 교무처장의 여러 가지 불합리한 횡포로 사직했다”라고 직접 사임 이유를 밝혀 화제가 됐다.
그는 자신의 사직에 대해 “연기과 일은 잘 모른다”라며 이범수 갑질 논란에 대해 전혀 연관 없고 무관하다고 밝혔다.
주영훈은 “이미 8월부터 사직 준비를 했다. 이번 논란이 터져서 공교롭게 일이 커졌다”라며 다른 설명을 할 것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1971년 우량아 선발대회에서 1위를 하면서 남양유업 최초의 아기모델로 데뷔했던 주영훈은 1979년 영화 ‘소나기’와 ‘저 파도 위에 엄마 얼굴이’ 등에 아역 배우로 얼굴을 비췄다.
그러나 목사인 아버지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갔으며 신학대학을 권유하던 아버지에게 도망치기 위해 27만 원만 들고 한국으로 들어왔다고 전했다.
1993년 심신의 ‘내가 처음 사랑했던 그녀’를 통해 작곡가로 데뷔한 주영훈은 이후 엄정화, 코요태, 임상아, 성진우, 김현정, 터보, 김종국, 슈가, 파파야, 루머스, 김애리 등 여러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하며 수많은 히트곡을 작곡했다.
90년대 댄스 열풍과 함께 스타 작곡가로 이름을 알린 주영훈은 발라드에도 일가견이 있어 포지션, 최재훈, 장혜진, Sky 등 발라드 가수들의 노래에도 참여했다.
특히 영혼의 콤비로 불리는 엄정화는 3집에서 7집까지 타이틀곡 수익만 60억 원을 거뒀으며 그가 작업한 엄정화의 대표곡으로는 배반의 장미, Poison, Festival, Scarlet, 다가라 등이 있다.
주영훈은 1997년 ‘젊은 날의 초상’이라는 곡을 타이틀로 낸 솔로 1집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해 2집 ‘노을의 연가’로 음악방송 1위를 하는 등 가수 활동에서도 히트했다.
예능프로그램에서도 두각을 나타낸 그는 각종 예능에 출연해 개그맨인 줄 아는 팬들도 있었으며 진행에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해 JTBC, MBN, 채널A 등의 종편 방송사가 생기면서 MC로 활약했다.
한편 주영훈은 예능에서 활약하며 인기를 끌었던 12살 연하의 배우 이윤미와 프로그램에 함께 출연한 인연으로 2006년 결혼해 슬하에 세 딸을 낳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