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16.9%로 종영한 ‘슈룹’
김혜수 원톱 주연에 화제 모으기도
유일한 단점은 ‘역사 왜곡과 고증 논란’
박바라 작가 인터뷰에서 해명해
시청률 16.9%로 성황리에 종영한 tvN ‘슈룹‘. 이렇게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던 드라마지만 그만큼 논란과 오해의 문제도 존재했다.
지난 10월 한창 인기리에 방영 중이던 ‘슈룹’은 때아닌 고증 오류 논란에 휘말렸다. 바로 가상의 배경이지만 조선이라는 실제 국명을 쓰고 역사 왜곡을 했기 때문이다.
먼저 ‘슈룹’은 우산의 옛말을 뜻한다. 사고뭉치 왕자들을 위해 치열한 왕실 교육 전쟁에 뛰어드는 중전의 파란만장 궁중 분투기를 그린 작품으로 박바라 작가의 단독 집필이자 데뷔작이다.
드라마가 시작하기 전 ‘슈룹’은 항상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방송영상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에 선정된 작품이며 인물과 지명, 단체, 사건 등은 역사적 사실과 무관한 허구이다”라는 안내 문구를 시청자들에게 보여준다.
저 글을 보면 극의 내용이 오로지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슈룹’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너무 지나치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고증이 안 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 바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논란은 우리나라 역사를 자기 것이라 주장하는 중국과 관련한 오류다. ‘슈룹’의 2회에서는 ‘물귀원주‘(물건이 원래의 주인에게 돌아간다)라는 한자가 등장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됐다. ‘물귀원주’가 우리나라 한자가 아닌 중국식 간체자로 적혀있었던 것이다.
또 중전이 임금의 침전을 찾는 장면에서 ‘태화전‘이라는 명칭이 등장했는데 이는 청나라 당시 자금성 정전의 이름이다. 조선에서는 단 한 번도 쓰인 적 없다는 게 포인트이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고증오류는 스토리 속에서 빈번하게 일어났다. 후궁에서 바로 대비가 되는 장면이나 폐비된 중전을 ‘윤 왕후’로 부르는 부분, 서자가 적통 세자에게 “니네 엄마”, “세자 새끼”라고 말하는 것 또한 선을 넘었다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퓨전 사극이라는 명칭을 붙였다고 할지라도 조선의 시대상을 그려놓고 기본적인 고증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지금까지 역사를 지켜온 조상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라는 말이 전문가들의 입장이다. 더불어 아무리 허구라고 강조해놨다고 한들, 이를 실제로 믿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실제로 지난해 초 방영된 SBS ‘조선구마사‘는 역사 왜곡이라는 누리꾼들의 뭇매와 비판 속에 단 2회 만에 종영 수순을 밟았다. tvN ‘철인왕후‘ 또한 판타지 코믹 퓨전 사극이라는 타이틀로 내용을 그려냈지만 가상이 아닌 실제 역사적 인물을 등장시킨 점, 우리나라 중요 문화유산을 무시하는 발언 등이 종종 나와 극 초반부터 왜곡, 폄훼 논란에 휩싸였다. 흥행엔 성공했을지라도 그리 좋은 마무리는 아니었다.
‘슈룹’ 또한 마찬가지였을 터, 대본을 집필한 박바라 작가가 논란에 관련해 드디어 입을 열었다.
최근 진행된 ‘슈룹’ 에필로그 인터뷰에서 그는 “드라마 대본을 집필하면서 한 줄의 대사를 쓰기 위해 수많은 논문과 실록, 책을 찾아봤으며 우리나라의 고유 전통인 한복과 비녀, 멋진 풍경, 김치 등을 ‘슈룹’에서 소개했다.’슈룹’이라는 제목 역시 순수 우리말로 고안했다”며 “해외에서 우리 드라마를 향해 호평을 보내준 데에는 분명 이런 이유가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인들 대부분이 외국어 교육에 많은 공과 시간을 소진한다. ‘슈룹’도 교육을 소재로 하는 드라마인 만큼 외국어를 빼놓을 수 없었다. 사실 기획 초반에는 그 시대 대표 외국어였던 중국어를 능통하게 하는 황귀인 등의 설정이 있었으나 시청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여러 설정을 제외하고 수정했다. 그럼에도 ‘물귀원주’라는 자막이 남는 실수가 있었다. 방송 즉시 수정 조치했다”면서 사과를 전했다.
그러나 박바라 작가는 아닌 것에 대해선 정확하게 짚고 넘어갔다. 그는 또 다른 논란을 낳았던 ‘태화’라는 단어를 언급하며 “그 단어는 고려시대부터 사용해 온 아주 흔한 한자다. ‘슈룹’ 속 모든 명칭들은 제작 과정부터 전문가에게 한자 자문을 받은 것”이라며 “‘본궁’이라는 단어 또한 황원형이 감히 중전이 말하는데 끊는다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본인을 중궁(중전)’의 말이 안 끝났다는 의미로 사용했을 뿐이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슈룹’엔 나열할 수 없을 만큼 한국 고유의 것이 굉장히 많이 나온다. 열심히 준비한 만큼 화면에 등장하는 한국풍을 즐겨주셨으면 한다. 이로 인한 개선도 관심의 연장선이라고 생각한다”라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유일하게 단호하게 내뱉은 말이 있으니 이는 악의성 짙은 비방과 근거 없는 허위사실 유포, 그리고 작가와 가족을 향한 비난 댓글이다. 박바라 작가는 “저뿐 아니라 저희 가족들에게까지 이어지는 악의성 짙은 비방과 근거 없는 허위 사실 유포의 행위 등은 자제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진작에 해명해주시지 ㅠㅠ”, “사람이 쓰고 만드는거다 보니 오류가 있을 수도 있지”, “솔직히 ‘슈룹’은 ‘조선구마사’나 ‘철인왕후’랑 비교 불가임. 그 두 작품은 진짜 답이 없었다” 등의 댓글을 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