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AAA’ 차별 대우 논란
배우는 센터, 아이돌은 맨바닥
이전에도 연예계 차별 논란 다수
매회 연말 논란이 되는 ‘시상식 차별 논란’과 ‘배우 태도 논란’. 이번에도 한 시상식에서 아이돌과 배우를 차별 대우한다는 논란이 또다시 일어났다.
지난 13일 일본 나고야 니혼가이시홀에서는 ‘2022 Asia Artist Awards IN JAPAN (2022 아시아 아티스트 어워즈 인 재팬)’이 열렸다.
이날 MC는 지난해에 이어 슈퍼주니어 이특과 아이브 장원영이 맡았으며 영예의 대상은 뉴진스, 임영웅, 아이브, 스트레이 키즈, 세븐틴, 배우 이준호가 안았다. 임영웅은 대상을 포함해 4관왕에 오르며 뜨거운 인기를 입증하기도 했다.
‘2022 AAA’는 성황리에 잘 마무리되는가 싶었지만, 시상식을 마치고 찍은 단체 사진에서 문제가 생겼다.
단체 사진에서 배우들은 가운데 앞 의자에 앉았으나, 사이드와 뒤로 밀린 가수와 아이돌들은 서거나 맨바닥에 앉아야 했다. 또한 해당 사진은 많은 인원으로 인해 광각렌즈로 촬영되어 중심부에 배치된 배우들과 사이드에 서 있는 아이돌들의 배치가 더욱 부각되는 현상이 일어났다.
이에 해당 단체 사진은 시상식을 마치고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퍼져나가며 논란이 커졌다.
누리꾼은 아이돌 팬들이 대부분 참석하는 시상식에서 왜 매번 아이돌들을 사이드에 배치하는지 모르겠다며 “마마 생각난다”, “왜 차별하는지 모르겠다”, “저럴 거면 그냐 배우들만 데리고 해라” 등의 비판적인 반응을 보였다.
지난 ‘2020 MAMA AWARDS (마마 어워즈)’에서도 배우에게만 대기 공간을 마련해주고 아이돌은 개인 차량에 대기시키는 등의 차별 대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2020 MAMA’에 참석한 대다수 가수들은 대기실을 제공받지 못해 수상하는 순간까지 각자 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에서 대기했다. 공연은 사전 녹화였지만 수상하는 장면은 생방송이었기에 참석 가수들은 짧게는 1시간에서 길게는 6시간 정도를 차량에서 대기해야 했다.
그러나 같은 행사에 참여한 배우들은 실내 개인 대기실과 더불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케이터링까지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큰 논란이 되었다.
또한 가수와 배우들에게 서로 다른 방역 지침이 적용된 것도 문제가 됐다. 그룹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등 수상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무대에 올랐던 반면 배우 시상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등장해 시상을 진행했다.
이에 MAMA 측은 “차별 대우가 아니다”라며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따라 100명 이하만 수용해야 했기에 공간을 분리했다. 배우 관련 스태프가 가수보다 적기에 대기실에서 대기가 가능했다. 가수들에게는 어쩔 수 없이 차량에서 대기해달라고 요청했다. 의도적으로 차별 대우를 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또 다른 화두인 마스크에 대해서도 “대기 시엔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이 착용해야 했지만 카메라 앞에선 예외다”라며 “‘배우들은 마스크 벗고 가수들은 착용해야 한다’고 공지한 적 없다”라고 설명했다.
‘2022 AAA’ 차별 논란의 불똥은 배우들에게도 향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고고한 배우들 ‘배우병’ 때문에 특별 대접해주는 거냐”, “평소 다른 시상식만 봐도 가수들 얼마나 무시하는지 알 수 있다”, “똑같은 연예인들끼리 급을 나누는 거 웃기다”라고 비판했다.
실제 과거 영화나 드라마 시상식에서 배우들은 인기 아이돌들의 축하 공연을 보면서도 무표정한 표정으로 전혀 호응하지 않는 데 이어 짜증스러운 표정까지 지어 보여 논란이 되기도 했다.
특히 2010년에는 아이돌계에서도 탑급인 소녀시대가 ‘대종상’에 참여해 화려한 무대를 선보이며 축하공연 무대를 펼쳤으나 공연을 관람하는 배우들은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일관해 크게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이에 SG워너비 이석훈은 자신의 트위터에 “박수치는 게 어렵나?”라며 배우들의 무반응과 대종상 관람 태도를 지적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이런 차별 논란은 아이돌뿐 아니라 개그맨, MC 등 예능계 스타들에게도 적용된다.
지난해 제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는 유재석의 대상 수상에 영화계 관계자를 포함한 배우들이 축하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 비판을 받기도 했다.
이 모습을 본 시청자들은 당시 이준익 감독이 영화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을 때는 대다수 배우들이 기립해 박수를 치며 환호했지만, 유재석의 수상에는 대부분 자리에 앉아 박수조차 치지 않았다고 꼬집으며 이는 배우를 포함한 영화계 인사들이 예능계를 대놓고 무시하는 꼴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누리꾼들은 유재석이 수상할 당시 기립박수를 치며 진심으로 축하 인사를 건넨 연예인 리스트를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누리꾼의 주장에 따르면 이날 참석자는 총 75명으로 그 중 축하는 건넨 배우들은 송중기, 이승기, 김소연, 엄기준, 김소현, 문소리, 김수현, 김선호, 김영대, 김현수, 신혜선, 나인우 등 약 10명 정도의 인원에 불가하다.
이러한 태도가 누리꾼 사이에서 엄청난 논란으로 떠오르자 최근에는 분위기가 바뀌는 추세이다.
논란 이후 여배우들을 시작으로 배우들은 아이돌의 공연에 조금씩 반응을 보였고 이에 고개를 조금만 까닥거리거나, 박수를 치거나, 미소를 띠기만 해도 배우들은 좋은 인성을 가졌다고 평가받기도 했다.
한편 최근에는 점차 적극적으로 시상식 축하 공연을 즐기는 배우들이 늘었는데 올해 청룡영화제에서는 특히 배우 고경표가 크게 호응하며 엄청난 리액션을 선보여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날 고경표는 지코와 환상의 케미를 뽐내는 등 진심으로 축하 무대를 즐겼고 이에 누리꾼들은 “지코보다 텐션 높은 고경표”, “고경표 이 정도 즐겼으면 티켓값 내야 한다”라며 보기 좋다는 반응을 보였다.
일각에서는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늘어나며 분위기가 바뀐 것 같다”라고 배우들의 태도 변화에 대한 이유를 추측하기도 했다.